만 능 백 과 사 전

김 치 의 과 학

다음늑대 2007. 1. 16. 18:26

김치의 과학성은 한마디로 대단히 복잡한 발효과정으로 만들어지는 식품이라는 데서 증명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김치의 담금 원리는 양념류가 삼투압에 의해 수분이 교환되고 배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 채소의 풋내도 없어지며 미생물과 효소가 작용하여 김치류가 숙성된다.

발효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생물의 작용이다. 저염으로 담근 김치의 경우 발효되면서 김치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곰팡이나 효모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미생물의 발효는 김치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김치 발효 초기에는 주로 류코스노토 메산트로이드라는 세균이 자라는데 이 균은 적산과 초산을 동시에 생산하는

세균으로 수소이온농도(pH) 4.8 이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수소이온농도가 낮아지면 젖산만 생산하는

락토바실러스 프란타룸이 자라면서 김치가 시어져 맛이 떨어진다.

김치의 숙성에 가장 중요한 젖산균은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하는 호흡능력이 없는 혐기성 세균이다.

젖산균은 일반 세균에 비해 영양이 풍부한 환경에서만 번식할 수 있는데 김치를 항아리에 담을 때 내부에

공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이유는 산소를 이용하는 미생물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소금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소금은 삼투압에 의해 절임과정을 유도하고 김치의 맛과 질감을 좌우하며

장기적인 보존에 크게 기여한다. 채소를 소금에 절이면 침투작용에 의해 채소의 수분이 나오는 탈수가 일어난다.

채소에 들어 있던 미생물도 소금의 삼투작용으로 활동을 정지한다.

일반적으로 10퍼센트의 소금물이 되면 미생물이 죽거나 효소의 작용이 둔해진다.

그러나 소금의 작용에 의해 생성된 산(酸)뿐만 아니라 양념류도 미생물의 살균활동을 저지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식염 농도는 낮아도 염과 산의 상승 효과에 의해 방부력이 강해진다.

산이 많은 경우 소금을 적게 사용해도 김치가 잘 숙성하는 경우가 이 때문이다.

김치는 저열량 식품인데다 식이성 섬유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장에서 음식과 소화 효소가 잘 섞이도록

도와주며 특히 아세틸코린 등은 장내 청소 작용을 하므로 변비 예방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김치에는 펙틴질을 비롯하여 고분자의 복합 다당류들이 친수성 콜로이드를 형성한다.

또 채소에 들어 있는 포도당이 젖산균에 의해 포도당이 중합된 덱스트린을 형성하는 작용을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비해 장암 환자가 적은 이유로 꼽는다.

김치의 주 원료라고 볼 수 있는 배추는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많다는 것 외에도 다양한 약리작용을 하는

여러 가지 성분을 갖고 있다. 배추에 존재하는 메칠메치오닌은 메치오닌의 생물학적 활성형으로

동맥경화증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또 메칠스스테인설폭사이드는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가 있다고 발표되었다.

또 무에는 디아스타아제라는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 밥에 김치를 곁들이면 소화를 도와준다.

이외에도 김치에 들어가는 매운맛은 입맛을 돋우고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한다.

김치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마늘을 양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마늘에는 탄수화물(스크로토스)과 아미노산의 일종인

알리닌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다. 알리닌을 다지거나 조직을 파괴하면 마늘 특유의 냄새가 나는 알리신이라는

물질로 바뀌는데 이것이 몸 안에서 힘을 만드는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몸 밖으로 배설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강장 효과를 나타내며 신경안정 작용도 있어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마늘은 살균력이 높은 알릴설파이드라는 자극성 물질을 갖고 있는데 이 물질이 대장균, 포도상구균 등의

살균 효과는 물론 동맥경화나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마늘은 일찍부터 혈중 콜레스테롤이나

혈중 중성지방질의 농도를 저하시킨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마늘이 혈액 중의 피브리노겐 수준을 낮추고 혈액응고

시간을 길게 하며 아울러 피가 엉겨 있는 혈전(血栓) 용해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져 동맥경화증이나

순환기 계통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파 역시 마늘과 같은 자극성을 갖고 있는데 파의 녹색 부분에는 비타민 A와 C가 많이 들어 있다.

오이에 들어 있는 엘라테린이라는 쓴맛은 소화를 돕고 칼륨 성분은 이뇨작용을 돕는다.

김치를 만들 때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새우젓이나 멸치젓은 야채류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아미노산 및

지방질의 좋은 공급원이며 김치 고유의 독특한 맛을 형성하는 데 한몫 한다. 또한 해산물로 넣는 굴은

칼슘, 철분, 글리코겐과 B1, B2, B12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물론 아미노산, 글루탐산, 글리신 등이 맛을 내도록 유도한다.

불가리아가 장수국으로 유명한 것은 발효 식품인 요구르트를 많이 먹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구르트는 우유를 유산균에 의해 발효시키는데 영양소가 풍부할 뿐 아니라 정장작용과

항암 효과가 있으므로 장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김치는 이보다 더 훌륭한 발효 식품이다. 그것은 김치의 발효과정 중 유기산이 생성될 때 항암 및 정장 작용을

나타내는 유산균의 보고임에도 알 수 있다. 김치 특유의 상큼한 맛을 내는 주된 요인은 ‘류코노스틱 시트리움’이란

유산균인데 갓담근 김치에서는 1밀리리터 당 1만 개체 안팎이 존재하지만 김치를 저온숙성으로 발효시킨 후

영하 1도에서 보관하면 6300만 개체로 6000배 이상 증식한다. ‘류코노스톡’은 장내 산도를 낮춰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며

장운동 촉진과 면역력을 증진시켜 주며 항암작용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7월 서울대 미생물연구소 강사욱 교수팀은 김치에 포함된 3천종의 미생물 가운데 가장 우수한 종들로

밝혀진 류코노스틱 시트리움과 페디오코커스 펜토사세우스에 대해 이들의 전체 염기서열과 중요한 유전자를

해독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강 교수팀은 약 1백80만 염기쌍으로 구성돼 있는 페디오코커스 펜토사세우스의 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1천400개의 유전자를 밝혀냈다. 특히 이 유전자들 중 항균물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도 찾아냈다.

이 항균물질은 위염과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 등

몸속 유해세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0만쌍의 염기로 이루어진 류코노스톡 시트리움에서 연구팀은 김치 고유의 시원하고 상큼한 맛을 내는

성분인 젖산을 생산하는 효소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들 연구의 중요성은 김치의 대표적 미생물에 대한 유전체 정보를 확보함으로써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천연 향생물질들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는 독성이 강해 향장료, 식품, 사료 등의 첨가물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동시에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슈퍼박테리아도 출현하여 학자들을 골머리 아프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므로 항생제를 가능한 한 천연의 물질로 만들어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는 것을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학자들은 그 길이 발효식품에 있다고 추정한다. 발효과정을 보면 초기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공존하고 있지만

자연적으로 몇 종류의 특수한 미생물 종만이 우점종으로 생장하기 때문에 잘 알려진 발효식품이 만들어진다.

김치, 장, 각종 젓갈, 치즈, 요구르트 등이다. 학자들은 특수한 미생물 종만이 우점종으로 생장하는 것은 발효미생물들이

다른 미생물들의 생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모든 발효 식품 속에는 천연의

항생물질이 다량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사욱 교수는 설명한다. 김치의 중요성을 외치는 학자들이 많은 이유이다.

한마디로 김치는 채소 발효 식품으로서의 영양성과 기호성은 물론 장수성까지 보장하는 뛰어난

건강 식품이라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치의 장수 역할에 대해서는

<발효식품에 숨은 장수 비밀, 국정브리핑, 2004.04.07)>을 참조하기 바란다.

김치 발효는 기본적으로 혐기성 발효이므로 김치 용기의 뚜껑을 자주 열면 정상적인 맛이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김치가 과도하게 발효되면 신맛이 강하고, 조직이 연화된다.

가장 맛이 좋을 때의 김치는 pH가 4.0∼4.5로 알려져 있으며, 김치에 있는 미생물은 계속적으로 발효해

pH가 떨어지므로 알맞게 익은 김치는 냉장고에 보관해 저장하는 것이 좋다.

여러 가지 연구의 결과를 보면 익은 김치를 2∼5℃에 보관하면 그 품질을 약 1개월 간 보존할 수 있다

 

* 소금에 절인 야채는 비타민이 파괴된다고 한다.

하지만 발효과정은 다시금 비타민의 함량을 높여준다. 오히려 더 생산을 한다...

 

김치를 오랫동안 저장하는 과정에서 비타민 성분은 어느 정도나 유지될 수 있을까?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김치의 숙성에 따른 비타민 함량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한 결과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김치는 담근 직후보다도 숙성의 완숙기에 이르렀을 때 가장 높은 비타민 함량을 보인 것이다.
비타민 B1과 B2의 함량은 김치를 담근 직후에는 날 것의 채소보다 약간 감소되었다가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김치 맛이 가장 좋은 3주째에는 처음 함량의 2배까지 증가하였다.
비타민 C의 경우도 역시 숙성 초기에는 약간 감소 추세를 보인 후 다시 증가하여 숙성 2주째에 가장 높은 함량을 보이다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김치가 숙성되는 과정에서 비타민 성분이 어떻게 생성 또는 합성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지만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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